여름 햇살 아래 피어난 백합 한 송이가 눈길을 붙든다. 단정하고 깨끗한 흰 꽃잎도 아름답지만, 백합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역시 향기다. 멀리서도 은은하게 전해지는 향은 꽃의 아름다움을 눈으로만 보게 하지 않고 마음으로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백합은 단지 보기 좋은 꽃이 아니라, 오래 기억되는 꽃이 된다.
세상에는 화려하게 피어 있는 꽃도 많고, 눈길을 끄는 빛깔을 지닌 꽃도 많다. 그러나 향기까지 함께 지닌 꽃은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사람도 이와 다르지 않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무리 좋아도 마음에서 풍기는 향기 같은 성품이 없다면 오래 사랑받기는 어렵다. 반대로 외적인 조건이 조금 부족해 보여도 따뜻한 말과 배려, 진실한 태도와 좋은 품성을 지닌 사람은 곁에 있을수록 편안하고 귀하게 느껴진다.
건강한 신체와 훌륭한 성품을 모두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긴다. 그러나 신체적인 조건은 우리가 마음대로 선택하거나 완전히 바꾸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면, 성품은 다르다. 하루아침에 완성되지는 않더라도, 스스로 돌아보고 고치며 가꾸어 가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친절한 말 한마디,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 화를 절제하는 태도, 약한 사람을 향한 배려는 노력 속에서 자라나는 인격의 향기다.
여기서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역지사지다. 우리는 흔히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성품을 기대한다.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기를 바라고, 나를 배려해 주기를 원하고, 이해심 있고 따뜻한 사람이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정작 자기 자신은 그러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매우 큰 모순이다.
다른 사람에게서는 바라면서 자신은 바뀌지 않으려는 태도는 결국 불만과 실망만 키운다. 세상이 나를 만족시켜 주지 않는다고 느끼게 되지만, 사실은 내가 먼저 향기 나는 사람이 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행복한 삶은 멀리 있는 데서 오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바라는 모습대로 자신도 살아가려 애쓸 때, 그 삶은 조금씩 향기를 품게 된다. 사람은 자기가 풍기는 향기만큼 주변을 따뜻하게 만들고, 또 그 향기만큼 사랑받는다.
백합이 꽃과 향기를 함께 지녔기에 더 오래 기억되듯, 우리도 좋은 성품이라는 향기를 지닌다면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 남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피어 있는 백합 한 송이는 보기 좋은 꽃으로만 머물지 말고, 향기까지 전하는 삶을 살라고 조용히 말해 주는 듯하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향기를 기대하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이 향기가 되는 삶을 살아가라고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