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청장 박은식)은 29일 대전 케이더블류(KW) 컨벤션에서 산림 분야 청년 창업가와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5회 산림 청년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산림 분야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소통 창구로서, 창업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에 대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산림청 지원사업의 우수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포럼에는 정보통신과 임산물 재배 분야의 청년 창업자,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와 청년창업 컨설턴트, 산림청 및 산하기관 관계자 등 총 51명이 참여했다. 참가자 구성만 보더라도 이번 행사가 단순한 설명회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산림창업은 행정의 지원만으로 성공하기 어렵고, 청년의 열정만으로도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
기술, 유통, 현장 경험, 정책, 멘토링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포럼은 청년과 전문가, 정책과 현장을 한 공간에 모아 산림창업 생태계의 접점을 실제로 만들어 보려는 자리였다.
숲은 오랫동안 보전과 관리의 공간으로 먼저 인식돼 왔다. 물론 그 역할은 지금도 중요하다. 그러나 오늘의 숲은 그 의미가 한층 넓어지고 있다. 탄소중립과 생태전환, 치유와 관광, 임산물 산업과 정원문화, 디지털 기술과 접목된 산림서비스까지, 숲은 이제 단순한 자연의 배경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 삶의 방식을 만들어 내는 현장이 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청년의 도전은 산림분야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다. 산림청이 제5회 산림 청년포럼을 열고 청년 창업가와 전문가, 정책 관계자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도 바로 그 이유에서다. 산림의 미래는 결국 현장에 뛰어든 청년들의 아이디어와 그것을 뒷받침할 정책의 밀도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포럼의 주요 프로그램에서는 산림청의 2026년도 상반기 청년정책 성과가 공유됐다. 이어 2025년 청년정책 종합평가에서 차관급 2위에 선정된 한국임업진흥원의 ‘청년 산림인 취·창업 지원’ 우수사례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의 ‘정원 분야 실습·보육 공간 조성 사업’이 청년 참여자의 현장 후기와 함께 소개됐다.
정책은 종종 제도와 숫자 중심으로 설명되지만, 청년이 듣고 싶은 것은 “이 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는가”이다. 현장 후기와 함께 사례를 공유한 것은 정책을 현실의 언어로 번역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포럼은 ‘숲에서 실현하는 모두의 창업’을 주제로 청년들의 실제 경험을 전면에 세웠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산림청 정책자문위원회 청년특별위원회는 ‘등산을 좋아하던 직장인이 산림 스타트업을 만들기까지’를 주제로 발표했고, 한국청년임업인연합회는 ‘청년 임업인 역량 강화 기반’을, 마중물 지원 우수기업은 ‘청년 산림창업 마중물 지원사업에서 시작된 패밀리 숲케이션 모델’을 소개했다.
이 발표들은 산림 분야 창업이 더 이상 전통적인 임업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등산과 산림서비스, 임산물 재배, 정원 실습, 가족 단위 숲 체류 모델까지, 숲은 다양한 방식으로 산업과 연결되고 있다.
이는 산림이 가진 가능성이 넓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청년창업의 방향도 한층 복합적으로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숲에서의 창업은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만이 아니라, 숲을 매개로 사람의 경험을 설계하고, 지역의 자원을 연결하며, 기술과 콘텐츠를 결합하는 일까지 포함하게 된 것이다.
이런 변화는 정책의 방식도 바꾸어 놓는다. 과거의 지원이 시설이나 자금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아이디어를 어떤 사업모델로 구체화할 것인지,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실패 가능성을 어떻게 낮출 것인지에 대한 밀착형 지원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번 포럼에서 전문가들의 제언과 함께 창업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컨설팅, 질의응답, 피드백 시간이 깊이 있게 진행된 것도 그래서 의미가 있다. 청년창업이 겪는 어려움은 대개 추상적이지 않다. 판로 확보, 자금 조달, 기술 검증, 행정 절차, 지역 정착, 인력 운영 같은 구체적인 문제들이다. 그래서, 좋은 포럼이 되려면 격려하는 메시지에 머무르지 않고, 이런 현실적 난점을 진지하게 다루어야 한다.
이번 산림 청년포럼은 그런 점에서 비교적 실질적인 성격을 지녔다. 청년들의 도전을 미화하거나 낭만화하기보다, 실제 성공사례와 정책 자원을 공유하고, 어려움을 듣고, 구체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이는 산림창업을 ‘좋은 일’이나 ‘도전 정신’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하나의 산업정책이자 지역발전 전략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은식 산림청장은 “청년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도전은 산림 분야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핵심 동력원이다”라며, “청년들이 현장에서 겪는 창업의 어려움을 귀담아듣고 성공적으로 숲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핵심은 청년의 아이디어를 ‘듣는 것’과 ‘현장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것’ 사이의 거리를 줄이는 일이다. 많은 정책이 청년을 미래의 주인공이라고는 말하지만, 실제로는 현장의 목소리를 세밀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대로 청년이 제기하는 문제와 아이디어가 정책 설계에 실질적으로 연결될 때, 그 정책은 훨씬 오래간다. 이번 포럼이 지향한 바도 결국 그 지점에 있다.
산림 분야는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흡수원 관리, 치유와 복지, 관광과 로컬 콘텐츠, 스마트 임업과 정원산업까지, 숲은 새로운 가능성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있다. 그렇다면 그 가능성을 가장 먼저 현실로 바꿀 사람은 누구인가. 결국 현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는 청년들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이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망과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것이 정책의 역할이다.
‘숲에서 실현하는 청년창업을 돕다’라는 이번 포럼의 메시지는 그래서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그것은 숲을 미래 산업의 현장으로, 청년을 그 변화의 주체로 다시 보겠다는 선언이다.
산림청이 이런 포럼을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인 정책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숲은 더 이상 멀리 있는 자연이 아니라, 청년이 삶과 일, 지역과 산업을 다시 설계하는 현실의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